평소 기담도 좋아하고 여울랑이야기도 재미있어서 선택했는데...은호 이야기의 여우는 몸만 큰 어린아이같아 좀...답답한 구석이 너무 많았어요 ㅠㅠ친모에 대한 기억은 잃고 아버지가 재혼하면서 별당에 갖혀 살던 유이..몇년간 성장도 멈춰있다 국혼을 위해 궁에 입궁한 후 자신의 존재에대해 자각하고, 성장하고..반려에게 각인..하는...그 와중에 제대로 성장못한 정신 때문에 보는 이가 좀 답답한 구석이 있었어요^^;
〈강추!〉나는 하백의 딸 유이.
새어머니가 오신 후 이곳 별당 밖을 나가본 적이 없으니 별당을 온 세상으로 삼아 살아온 게 벌써 십육 년. 어엿한 여인이 될 때도 되었건만 키도, 납작한 가슴도 여전히 그대로니 별당 밖을 나서도 놀림거리만 될 터이다. 그러니 내가 천궁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이곳보다 나으면 나았지 덜할 것이 없는 것이다.
아무리 성정이 포악한 왕이라 한들 한 번 왕의 비로 들이면 무를 수 없으니 궁 안에서 사는 것이 이곳보다 답답하지도 않을 것이고, 오히려 별당에서처럼 쥐 죽은 듯이 살면 천수를 누릴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하여 나는 천왕국의 여섯 번째 비가 되기 위해 한 번도 벗어난 적 없는 고향 서강을 떠나, 새어머니의 친딸 초아를 대신해 궁으로 간다.
적적한 별궁 생활을 시작한 유이에게 벌어지는
천년 여우의 비밀이야기!
백호의 몸을 밀어내며 바닥으로 내려앉자, 두 손과 두 발 아래로 흙의 감촉이 느껴진다. 온통 하얀 털로 뒤덮였다. 사람의 손이 아니다. 승냥이 같은 동물의 발이다. 두어 발자국 물러선 백호의 가을하늘 같은 눈동자가 나를 투영한다. 백호의 눈동자 속에 비친 것이 무엇인지 확인도 하기 전에 너무나 짙고 익숙한 향이 훅 들어왔다. 백단향? 순간, 백호가 휘두른 앞발이 둔탁하게 어깨를 밀어냈다. 나무에 부딪혀 등이 아팠지만 다시 일어섰다. 아니야. 일어선 게 아니야. 나는 네 발로 서 있었다.
하루가의 로맨스 장편 소설 은호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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